코끼리 주름 펼치다
Unfolding the Folds of Elep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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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주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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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ㅣ
엄정순, 김선도, 김소희, 박수진, 박영준, 이민주, 이예진, 이현주, 황채연, Pepper Harbor
블루메미술관은 (사)우리들의 눈과 함께 전국미술관
순회중인 <코끼리 주름펼치다>전을 새롭게 해석한다. 마치 성당의 회랑처럼 30미터 직선으로 길게 뻗어있는
흰 벽의 전시공간에 뒷모습을 보이며 천천히 걷고 있는 코끼리의 모습을 통해 본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 전시는 여름의
열기를 뒤로 한 가을날 우리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전시는 코끼리의 느리고 육중한 움직임을 소리로 상상하게 하는 작은 조각작품에서 시작한다. 이를 지나 크게 펼쳐지는
공간에는 꽃의 뒷모습과도 같은 낙화와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는 코끼리의 뒷모습을 그린 엄정순 작가의 그림과 신작 드로잉 설치, 그리고 코끼리의 발자국
소리, 그 육중한 움직임과 수많은 주름을 담은 거친 살갗을 상상하게 하는 시각장애학생들의 조각 작품들이 있다. 모두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온 몸으로, 마음으로 보는 것에 대한 생각을 코끼리와의 만남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이다. 이 전시는 코끼리가 주인공이였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세상을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 코끼리를 통해 시공간을
넘어선 근원의 질문을 하는 3가지 배경으로는 세종대왕의 코끼리, 인류의 오래된 우화 ‘장님코끼리만지기’, 21C 아시아코끼리 사쿠라의
삶이 있었다. 특히 604년전 일본의 동물외교로 들어와 결국 편견과 죽음의 위기에 놓인 한반도 첫번째 코끼리를 위한 다음의 세종의
교지가 전시의 질문에 흥미로운 단초를 제공하였다.물과 풀이 좋은 곳으로
보내어 병들고 굶어 죽지 않게 하여라. 낯선 문화, 다른 시각으로 대변되는
코끼리가 한반도 역사 속에서 슬픈 여정을 시작해야 했듯 이 전시는 태고의 원형을 간직한 코끼리의 주름안에 감춰진 고통과 슬픔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를 묻는다. 이 질문에 엄정순 작가는 한반도 코끼리 역사를 배경으로 한 ‘코끼리 걷는다’라는 회화작업 시리즈와 코끼리의
주름 하나하나를 눈을 감고 만지듯 코끼리를 여러 느낌의 감촉으로 표현하며 커다란 책으로 담아낸 ‘The Black Book'으로 답한다. 지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코끼리를 직접 만나고 손으로 본 시각장애학생들의 ’코끼리 만지기‘ 작품들과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코끼리가 던지는 이 근원적인 질문에 음악으로
화답하는 이들도 함께 하였다. 클래식음악을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는 ‘뮤지토리’라는 예술가그룹은 세종의 당부에 얽힌 코끼리에 대한 정서
그리고 세상을 낯설고 다르게 보는 이의 내면에 일어나는 감성의 흐름들을 아이들도 읽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위해 코끼리 ‘뚜르’이야기를
음악과 연극적인 요소로 표현한 예술융합콘서트를 준비하였다. 실제 우리가 보아오던 코끼리 또는 세상에 없던 코끼리를 눈으로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또 들을 수 있게 하는
이 전시와 음악회는 코끼리를 코끼리로 보게 하는 모든 것이기보다 코끼리를 통해 우리가 세상을 본다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흥미롭고 중요한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져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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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icipating
artistsㅣJeong Soon Oum, Sun Do Kim, So Hee Kim,
Su Jin Park, Yeong Joon Park, Min Ju Lee, Ye Jin Lee, Hyun Ju Lee, Chae Yeon Hwang,
Pepper Harbor
This
exhibition seeks to contemplate upon the elephant through the question “what is
seeing?” The background of these contemplations is rooted in the stories of
King Sejong’s elephant, the tale of the blind men and an elephant, and the life
of Sakura, an elephant who lives in 21st century Seoul. Artist Oum Jeong Soon’s
Elephant WALK series, based on the history of elephants in the Korean
peninsula, and the “Touching an Elephant” project, created in collaboration
with blind students, both seek to find what messages are held by the elephant,
a species that roams the earth without having lost its original ancient
appearance. The first elephant that came to the Korean peninsula 604 years ago
was a diplomatic gift from Japan. King Sejong’s edict for the animal ─which
eventually met its death due to prejudice─
identifies it as not just a victim of a diaspora, but also as a metaphor for an
unfamiliar culture and representative for all creatures subjected to prejudice
and affront across the history of the Korea.
Perhaps the message the elephant sends out
to us is concealed within the many wrinkles of time and space. It is through
the eyes of the artist, the eyes of the blind, the eyes of the elephant and
through the eyes of the audience that we unfold those wrinkles.
The “Unfolding the folds of the Elephant”
exhibit tours museums within and outside of Korea. This exhibit has been newly
interpreted to fit the space of the Blume Museum of Contemporary Art.